"급증하는 미국의 실업자 속엔 예전 부시 행정부에서 일했던 전직 관료들도 포함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부시 행정부에서 일했던 3천여명의 임명직 공무원들이 일자리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전 같으면 워싱턴의 싱크탱크나 비영리단체, 대학 등이 퇴직 관료들을 모셔가려고 경쟁을 벌였지만, 이젠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점령한 상황이어서 이들이 옛 공화당 고위 인사들을 모셔가는 데 부담을 느끼기 때문.
퇴임 말기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지지도가 바닥권을 맴돌았던 것도 이들의 취업난에 한 몫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에서 상무장관을 지낸 칼로스 구티에레즈는 최근 일자리를 구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주제로 한 연설을 통해 강연당 2만5천∼5만달러를 벌고 있지만, 그는 "지금은 전직 관료들을 포함해 누구든 일자리를 구하는데 좋은 시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리얼 업체 켈로그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던 그는 "나는 아직 에너지가 많다"면서 다시 기업 경영에 도전하고 싶어한다.

채용정보업체인 러셀 레이놀즈 어소시에이츠의 워싱턴 구직 담당자인 에릭 보투어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풀타임 일자리를 구하는 부시 행정부의 전직 관료 중 단지 25∼30%만 성공했을 뿐이다.

그는 예전 레이건 행정부나 아버지 부시, 클린턴 행정부 때의 고위 관료들의 경우 최소한 절반 이상이 퇴임 후 1개월 내에 일자리를 구했었다고 회고하면서 지금이 당시보다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재취업에 성공한 부시 행정부 각료는 존스홉킨스대학에 간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과 스탠퍼드대학으로 돌아간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마이클 리비트 전 보건장관은 "과거에 관한 글을 쓰고 있고 연설도 하고 있다"라면서 관심사를 정리하는데 몇 달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