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209명으로 증가. "마을 재건 노력"

호주 빅토리아주를 강타한 동시다발적 산불로 모두 209명이 숨진 것으로 잠정 집계된 가운데 호주 국민은 22일 오전11시 멜버른, 시드니 등 전국 주요지역에서 일제히 '국민애도의 날' 행사를 갖고 희생자 및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날 멜버른 로드레버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애도의 날 행사에는 산불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 케빈 러드 총리를 비롯한 정부 및 정계 고위관계자, 시민 등 수천여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행사는 가수 드보라 치탐이 호주국가를 부름으로써 시작돼 1시간 이상 이어졌다.

러드 총리는 "이번 산불참사는 사상 최악의 자연재해였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성을 확인시켜준 최고의 기회이기도 했다"며 "호주는 하나이며 온정을 가진 나라"라고 강조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이제 슬픔을 딛고 마을을 재건하고 호주를 재건하는 데 힘을 모을 것"을 다짐했다.

러드 총리와 존 브럼비 빅토리아주 주총리, 호주 총독 퀜틴 브라이스, 영국 앤 공주 등은 사망자를 위해 헌화했다.

브럼비 주총리는 "파괴적인 산불은 우리의 가족을 비롯해 마을 공동체를 앗아갔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애보리진 리더 앤티 조이 머피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이 숨져갔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며 "모든 게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게 바로 자연의 순리"라고 말했다.

말콤 턴벌 자유당 대표는 "우리 모두는 산불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해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그들을 사랑했던 사람들을 위해 슬픔 가운데 함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수만명의 시민들이 멜버른시내 곳곳에 마련된 행사장에 모여 텔레비전으로 중계되는 로드레버아레나 행사장 모습을 지켜보면서 슬픔을 함께했다.

멜버른 각 교회에서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일제히 타종해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한편 뉴사우스웨일스주를 비롯, 퀸즐랜드주 등 다른 지역에서도 국민애도의 날 행사를 별도로 가졌다.

각주 주요 도시에 모인 시민들은 텔레비전으로 중계되는 현장 모습을 지켜보면서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다.

시드니시는 이날 오페라하우스 앞 광장과 올림픽공원 등 2곳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시민들이 행사 장면을 보면서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했다.

퀸즐랜드주 주도 브리즈번의 사우스뱅크 피아자에는 폴 드 저지 총독 대행과 폴 루커스 주총리 대행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애도의 날 행사가 열렸다.

(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