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한 달째를 맞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그동안 국정수행을 `A학점'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경제위기 상황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너무 비관적이라는 느낌을 주고 있다면서 앞으로 미국민에게 좀 더 긍정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훈수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일 ABC방송에 출연,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후 기록적으로 짧은 시간내에 경기부양법을 시행하게 된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치하하고 특히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속에서 훌륭한 인물들로 경제팀과 안보팀을 꾸민 점을 들어 취임 한달간 국정수행의 성적을 `A학점'으로 매겼다.

자신의 아내가 국무장관에 기용된 점 때문에 오바마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웃으면서 "그 점에서는 `A' 정도가 아니라 `A++'를 줘야 한다"는 조크로 받아넘겼다.

현재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책임과 관련해 클린턴 전 대통령은 공화당이 주택차압 사태를 막기 위해 신속히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내 경험에 비춰 볼 때 1년반전에 공격적으로 주택문제를 다뤘더라면 현재의 위기는 90% 정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재임중에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규제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는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경제가 회복되기 전에 더 나빠질 수 있으며, 경기부양책은 경제위기의 종식을 위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이 솔직한 것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나아질 것이라는 점을 국민에게 좀 더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