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첫 해외 방문국인 캐나다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수정을 원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도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이나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오타와의 캐나다 총리실에서 스티븐 하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NAFTA는 노동과 환경 관련 부속합의서가 있는데,부속합의서가 의미를 가진다면 당연히 협정서 본문에 포함돼야 효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에서 이 문제를 하퍼 총리에게 제기했다"면서 "실무자들이 각별히 중요한 양국 간의 무역관계를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다루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NAFTA에 개선된 노동 · 환경보호 조항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의 공약을 이행할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오바마는 대선후보 때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대수만큼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는다며 한 · 미 FTA가 결함 있는 협정이라는 입장도 견지했다. 그는 오는 4월 중으로 예상되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공식화할 개연성이 커졌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서명한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에 '바이 아메리칸' 조항이 포함된 것과 관련,"세계무역기구(WTO)와 NAFTA에 위배되지 않도록 적용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이 위축되지 않고 늘어나길 원한다는 것을 하퍼 총리에게 확인했다"며 "이번 경기부양법에 그 목표에 반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AP통신과 여론조사업체인 GFK가 공동 실시한 설문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는 취임 직전 74%에서 67%로 7%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부양책이 미국 경제에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한 응답 비율은 49%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