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입에도 대지 않고 차만 마셨다."

일본 여당인 자민당의 주요 계파 간부들이 19일 도쿄(東京)의 한 음식점에서 저녁을 겸한 모임을 가졌지만 반주 한잔도 곁들이지 않았다고 도쿄신문이 20일 전했다.

이는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전 재무상이 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끝나고 나서 '횡설수설' 기자회견을 했다가 결국 사퇴하면서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은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19일 만찬 모임은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과 자민당 내 각 계파 사무총장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소 비판과 나카가와 전 재무상 사퇴 등으로 인한 당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자리였다.

통상 이런 모임은 반주를 곁들이면서 건배 제의가 이어지는 것이 관례였으나 이날은 사정이 달랐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복요리도 있었지만 차만 마셨다"고 전했고 다른 참석자는 "술은 마시지 않았다.

술을 마시고 싶은 사람은 일찍 자리를 떠났다"고 소개했다.

실제 이날 모임은 당 안팎의 복잡한 상황을 반영하듯 모임 시작 40분만에 돌아간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지난 19일로 총리 관저로 이사한 지 한달로 접어든 가운데 이사 전보다 이사 후의 귀가시간이 1시간 31분가량 빨라졌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소개했다.

또 업무를 마치고 외부 음식점이나 호텔 바 등을 찾은 것도 이사 전 25회에서 15회로 줄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잦은 호텔 출입 등에 대한 비판을 고려해 음주를 삼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과 최근 1개월간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 만큼 심신이 피곤하기 때문일 것이란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아소 총리의 한 측근은 "최근 잠을 잘 못 자는 것 같다.

여러 가지 고민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