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단골 가게 주인 골드만 `막후 패션 실세'

유명 패션잡지 `보그'로부터 "전세계가 기다려온 미국의 영부인"이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패션감각이 뛰어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그녀가 입는 옷에 모든 미국 여성들의 이목이 쏠리고, 비슷한 스타일의 옷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면서 최근 미국 패션계를 선도하고 있는 미셸은 재클린 케네디 이후 가장 세련된 영부인으로 꼽히고 있다.

화려한 미셸 오바마의 패션은 그녀 자신만의 미적 감각일까.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많은 사람이 그녀의 패션에 대해 연구하고 있지만, 그녀의 의상이 시카고에 있는 한 부티크 주인에 의해 대부분 결정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이크람'이라는 의상 부티크를 운영하고 있는 이크람 골드만이 그 주인공.
골드만은 미 대선 이후 패션계와 영부인 사이에서 `게이트키퍼'(수문장)라는 전례없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취임식때 입었던 미셸 오바마의 의상에 관한 모든 세부적인 것들이 골드만에 의해 감독됐고,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의상에 관해 철저히 함구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한다.

당시 작업에 관여했던 디자이너들은 단지 옷을 입을 사람의 치수 같은 정보만 골드만으로 부터 제공받았고 완성된 옷은 시카고와 워싱턴으로 배달됐다면서,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작업만 했다"고 전했다.

디자이너들은 당시의 작업 상황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했는데, 그 이유는 백악관으로부터 어떤 지침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함부로 발설할 경우 자신들의 일거리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인 것 같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보그 잡지의 관계자는 미셸 오바마가 표지모델 촬영 당시 골드만과 사전에 모든 것을 상의했지만, 촬영장에는 골드만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그녀는 `막후'에 숨어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실제로 골드만은 NYT의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고, 백악관측은 영부인과 골드만의 관계에 대해 "그저 의상실 주인과 단골손님 관계"라고만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