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것이 많은 남자들의 하소연이지만 여자들 역시 다른 여자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 연구진은 즉석 데이트를 하는 남녀 24쌍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남녀 피실험자들에게 보여주고 "남자가 상대 여자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여자가 상대 남자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연구진은 이어 피실험자들의 답변과 실제 데이트 참가자들의 반응과 비교했는데 남성과 여성 응답자 모두 남자의 마음은 어느 정도 정확히 맞혔으나 여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는 실패했다.

실제로 답변의 정확도는 동전 던지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즉석 데이트는 독일 훔볼트 대학에서 마련된 것으로 인디애나 대학 연구진은 독일어를 전혀 알지 못해 순전히 시각적 단서와 목소리의 음조를 통해서만 데이트하는 이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에 대해 데이트란 생물학적으로 유전자 확산을 위한 최상의 상대를 고르는 일이기 때문에 여성으로서는 남성보다 애매한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성의 태도가 애매하면 남성은 자기가 여성의 마음을 끄는데 성공했는지 확신이 안 서기 때문에 상호작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그 결과 여성은 상대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여성은 한 번에 단 한 남자만의 아기를 임신할 수 있지만 남자는 여러 여자를 임신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여성으로서는 `매물비용'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데이트 중간과 끝무렵에 찍은 비디오가 가장 정확한 평가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데이트 남녀가 상대와의 만남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수집한 뒤에야 진짜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해석했다.

이들은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줘라"는 데이트의 금언에 대해 "진화적 관점에서 보자면 여성이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서 안 될 건 없지만 만나자마자 노골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첫 데이트에서 속을 다 드러내기보다는 다음 데이트를 약속하는 것이 좋은 전조라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