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선 내 기부혈액은 가자로 넘겨줘"

이스라엘이 6일 가자지구 해상에서 압송했던 구호선의 승선자들을 레바논과 시리아 등으로 추방 조치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형제애' 호로 명명된 이 구호선에 타고 있던 승선자 10명을 레바논의 유엔평화유지군(UNIFIL) 측에 인계하는 등 승선자 전원을 해당 국적의 국가 등지로 돌려보냈다.

이 배에 동승한 사람 중 가장 이름이 널리 알려진 그리스 정교의 힐라리온 카푸치(86) 전 대주교는 골란고원을 통해 시리아로 넘어갔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카푸치 전 대주교는 1974년 레바논에서 무기류를 밀수해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에게 전달한 혐의로 이스라엘 당국에 체포됐다가 교황청의 개입으로 3년 뒤에 풀려나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었다.

이스라엘은 이 선박에 실린 구호품 중 혈액봉지 1천개는 가자지구로 보냈으며, 나머지 구호품은 추가 검사를 벌인 뒤 가자지구로 이송할 것이라고 이스라엘군 대변인 피터 러너가 AP 통신에 말했다.

하지만, 레바논의 이 구호선에는 이스라엘의 예상과 달리, 무기류는 선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전날 아랍권 자선단체들이 마련한 50t 분량의 의약품과 식량, 의류 등을 싣고 가자지구로 입항하려던 레바논의 구호선을 해상에서 저지하고 이스라엘의 에쉬도드 항구로 강제 압송해 레바논 정부의 비난을 샀다.

이스라엘 해군은 한 달여 전에 의약품 3t을 싣고 가자지구로 입항하려던 다른 구호선 `존엄' 호에 함정을 충돌시키는 방법으로 존엄 호의 항해를 저지한 바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