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언 파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가 북한이 2006년 '핵무기(nuclear weapon)를 폭발시켰다'며 북한의 핵무기 폭발 실험을 5일 공식 인정했다. 파네타 지명자는 이날 상원 정보위 인사청문회에 출석,서면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힌 뒤 북한을 아프가니스탄 · 이란 등과 함께 미국의 철저한 정보 활동이 필요한 '중요 지역'으로 꼽았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2006년 북한이 실험한 것은 단순한 '핵 장치(nuclear device)'에 불과하다며 북한의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파네타 지명자의 이날 발언으로 이러한 미국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와 국방부 산하 합동군사령부(JFC)의 보고서에서는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언급했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즈' 기고문에서 북한이 이미 여러 개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파네타 지명자의 발언에 대해 우리 정부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그동안 '핵폭발 장치'와 '핵무기'란 표현이 일반적으로 혼용돼 왔다"면서 "핵폭발 장치 대신 핵무기란 표현을 사용했다고 해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기정 사실화하거나 나아가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등의 정책적 함의를 가지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