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ㆍ체육관 회비, 주차비, 전용기 이용 논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월가 금융회사 경영진들의 과도한 보수에 제동을 걸고 나선 가운데 이들이 보수 외에 누려온 온갖 특전들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골프장 회비, 운동시설 회원권, 주택 경비시스템, 운전 기사와 주차 관련 비용, 회사 자가용 비행기 이용 등 경영진들이 누리는 각종 혜택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들어보지도 못한 이 같은 각종 혜택을 금융기관 경영진들이 누려왔다면서 부실로 인해 국민의 세금을 지원받고도 많은 은행이 이를 포기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씨티그룹 같은 대형 은행들뿐 아니라 중.소형 은행들까지도 경영진들에게 각종 혜택을 펑펑 지급해 왔다.

7천500만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아칸소주 오자크스 은행의 경우 2007년에 조지 글리슨 최고경영자(CEO)의 집에서 열린 사업 관련 행사나 자선 행사를 위해 일한 개인 보조원에게 4만3천400달러를 지급했다.

2억1천600만달러의 정부 지원을 받은 텍사스주 인터내셔널 뱅크셰어스는 드니스 닉슨 CEO와 그의 가족들의 회사 자가용비행기 이용 비용을 부담했다.

금융권에서 경영진들에게 특혜를 부여하는 것은 만연한 현상이다.

경영진들의 보수를 조사하는 업체인 이퀼러.페이가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회사들의 2007 회계연도에 이뤄진 경영진의 각종 혜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장된 대형 200개 은행 중 61%인 121개가 CEO의 골프장 회비로 평균 1만835달러를 지급했다.

4분의 3에 가까운 147개 은행은 CEO의 자동차와 주차 관련 비용으로 평균 2만668달러를 썼다.

최근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은 CEO의 자가용 비행기 문제의 경우, CEO의 개인적 여행에 쓰인 자가용 비행기 이용 비용도 36개 은행에서 평균 10만2천216달러에 달했다.

많은 은행은 자가용 비행기 이용이 CEO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또 25개 은행은 CEO의 이사비용으로 평균 27만5천395달러를, 20개 은행은 CEO 개인 및 집 경비 비용으로 4만5천499달러를 썼고 7개 은행은 사옥을 제공하기도 했다.

물론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3대의 자가용 비행기와 메릴린치의 헬리콥터 1대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하고 일부 은행들은 구제금융을 받기 전부터도 경영진에 대한 혜택을 줄이기에 나섰지만 아직도 상당수 은행은 구제금융을 받고 난 이후에도 이런 혜택을 얼마나 줄일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및 주주들에 관한 자문기관인 코퍼리트 라이브러리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폴 호드그슨은 "파티가 끝났을 수 있지만, 여전히 청소를 해야할 것이 많다"며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매우 변화가 요구된다며 경영진들에게 각종 혜택을 주는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4일 구제금융을 받는 금융회사 CEO 등의 보수를 50만달러로 제한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영진들의 과도한 지출에도 제한을 가할 것을 요구한 것을 소개하면서 경영진들의 이런 과도한 혜택도 보너스와 마찬가지로 광범위한 조사 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