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침팬지가 인간의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자랄 경우 생후 9개월까지는 인간보다 뛰어난 인지능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2일 영국 포츠머스 대학의 킴 바드 교수팀이 진행한 침팬지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인간의 따스한 사랑이 침팬지를 '인간보다 똑똑한 존재'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바드 교수팀이 46마리의 아기 침팬지들에게 사람과 똑같은 인지력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탄생 직후부터 사육사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난 생후 9개월 이하의 침팬지들은 같은 월령의 인간 영아들보다 더 뛰어난 인지 능력을 보인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능력을 보인 침팬지는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 있는 국립영장류연구센터에서 자라난 침팬지들로, 이들은 인지능력뿐만 아니라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에서도 동료들을 앞섰다.

그러나 생후 9개월이 지나면 양육 과정과 관계 없이 사람이 침팬지보다 더 뛰어난 인지능력을 갖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드 교수는 "충분한 보살핌을 받은 침팬지들은 스트레스를 덜 받았고, 담요에 대한 애착도 적었으며, 정서적 불안도 덜 일으키면서 자신을 보살펴주는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해갔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침팬지들 역시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려면 어릴때부터 정서적인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침팬지는 현존하는 생물체 중 유전적으로 사람과 가장 가까운 존재로, 침팬지의 DNA중 94%는 인간과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rainmak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