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와프 네트워크를 확대해야 한다. "(한승수 국무총리),"아시아 저개발국을 위해 1조5000억엔을 지원하겠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스위스 다보스에서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1일 폐막된 다보스포럼에선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지역 간 공조 방안도 화두로 떠올랐다. 한승수 총리는 '글로벌 경제성장 회복' 세션에 토론자로 참가해 "일부 신흥국이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규제 강화와 보호무역주의 등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이들 국가에까지 통화스와프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 일본 중국 등과 총 9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달러 부족 사태의 고비를 넘긴 바 있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1조5000억엔(약 17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아시아 저개발 국가의 인프라 건설 등에 투자해 현지 지역 경제를 부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개발원조(ODA) 자금을 올해 20% 늘릴 방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의 해외 공적개발 원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해외 외교 영향력 확대를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으며,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집중돼 왔다. 아소 총리도 세계경제의 체질 개선 등을 주장하며 보호주의 철폐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처럼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리더들은 한결같이 '공조'와 '화합'을 촉구했지만 경제위기를 틈타 일고 있는 '분열'과 '국수'의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미국을 주목하고 "지나친 탐욕이 세계경제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규탄하면서도 각국은 자국의 책임 회피와 세계 금융질서 재편 과정에서 '몫'을 더 많이 챙기고자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자국 이익을 위한 '정치적 구호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