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슈퍼볼 초당정치'를 선보인다. 그는 일요일인 1일 저녁(한국시간 2일 오전 8시)에 민주당과 공화당 상 · 하원 의원 15명을 백악관으로 초대,미 프로풋볼 결승전인 슈퍼볼을 TV로 함께 시청하기로 했다. 초청된 의원 중에는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연고지인 펜실베이니아주와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연고지인 애리조나주 의원 5명이 포함됐지만 이번 이벤트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라는 평가다. 실제로 초청 인사 중 한 사람인 공화당의 알렌 스펙터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은 당초 에릭 홀더 법무장관 내정자의 지명에 시비를 걸었던 인물이지만 인준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지난주 밝혔다.

특히 미 상원은 월요일인 2일부터 경기부양법안 심의에 들어간다. 때문에 슈퍼볼 모임은 상원에선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를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선심성 작전 2탄'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8일 미 하원이 경기부양법안을 표결할 때 찬성표를 한 표도 던지지 않은 공화당 의원들까지 그날 저녁 백악관 칵테일 파티에 초청해 '포용성'을 과시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도 31일 "오바마 대통령이 의원들을 초청해 슈퍼볼을 같이 시청하기로 한 것은 초당적 정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의 당파성이 오바마 대통령 취임 10여일 만에 바뀔 수 있는 일은 아니니 대통령은 초당적 행보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애리조나주 출신으로 지난해 대선 경쟁자였던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예상과 달리 슈퍼볼 초당모임 리스트에 오르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고지 팀인 시카고 베어스는 슈퍼볼에 진출하지 못했다. 오바마는 대신 스틸러스가 마음에 든다면서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틸러스는 한국계인 하인스 워드 선수가 활약하는 팀이다. 지난해 대선 때 스틸러스 구단주와 감독,일부 선수들은 오바마를 지지했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그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를 낚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0일 백악관에 '중산층 살리기 태스크포스'를 설치했다. 그는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산층도 '아메리칸 드림'을 함께하기에 정책 우선순위의 일선과 중심에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스크포스는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이 총사령탑을 맡았다. 또 상무 교육 노동 보건복지 장관과 백악관의 경제 예산 국내정책 담당 보좌관 등이 참석한다.

태스크포스는 △중산층에 대한 연수 및 교육 기회 확대 △일과 가족생활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 개선 △작업장 안전과 같은 노동기준 강화 △퇴직 이후 대책 강화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오는 27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첫 회의를 열고 환경과 청정산업 일자리 창출 대책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