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경제위기 극복이 최우선"

백악관에서 열흘을 보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어떤 외유 계획표를 내놓을까.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은 29일 백악관 보좌진들은 오바마 대통령을 언제 '더 넓은 세상'으로 보낼지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침체 속 국내의 요구도 높고 미 대통령과 친분을 쌓으려는 외국 지도자들의 열의도 대단해 일단 방문 후보는 많다.

여기에 취임 후 100일 이내 이슬람국가를 방문하겠다는 공언까지 해 놓은 상황.
오바마는 그러나 내달 19일 캐나다 방문 외 다른 국내외 방문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고, 그나마 역대 미국 신임 대통령의 관례적 방문이라는 성격이 짙다.

보좌진은 오바마 대통령이 당분간 워싱턴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며 대통령은 우선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한 비중 있는 대리인을 해외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바이든 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으로 내달 6~8일 45회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뮌헨회의에는 보통 국방장관이 참석하지만 바이든 부통령은 이 자리에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 보좌관과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군 사령관을 대동해 무게감을 더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내주 조지 미첼 중동특사를 최소 6개국에 보낼 계획이다.

백악관 관리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외유 일정을 잡지 않는 이유는 바로 경제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통령이 경제위기에 초점을 맞출 것은 자명하다.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렇다고 대통령이 대외정책을 펴지 않거나 국내 여행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단지 경제가 우선이라는 말"이라고 부연했다.

보좌진들은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에 초점을 맞춰 짤막하게 국내 여행을 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하지만 오바마의 여행 계획에 대해 워싱턴 국회의사당이 유일한 행선지라고 말했을 뿐이다.

아직 공식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4월2일 런던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뒤이은 나토 창설 60주년 기념행사, 역시 같은 달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리는 미주정상회의 등 '필수 코스'가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미 하원 서반구 소위원회의 엘리엇 엥겔(민주) 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친서방, 이슬람 국가"지만 전후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코소보 방문을 조언했고, 하원 외교위의 공화당 간사인 일리나 로스-레티넨 의원은 카리브해의 아이티를 추천했다.

몇몇 하원의원은 이미 오바마 정권인수위나 클린턴 국무장관을 통해 방문 국가를 추천하기도 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취임 후 재빨리 국외로 나가기도 했고 워싱턴에서 충분히 '정착'한 뒤 여행길에 오르기도 했지만 먼저 외국 지도자들을 워싱턴으로 초청하는 것이 관례였다.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01년 2월16일 첫 방문지로 빈센트 폭스 당시 멕시코 대통령의 농장을 찾았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3년 4월 초가 돼서야 첫 해외 일정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잡았다.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