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위기의 와중에서 연정 붕괴 사태를 맞은 아이슬란드에 동성애자인 여성 총리가 탄생할 전망이다.

아이슬란드의 새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중도좌익 사민연맹당은 최근의 보수연정 와해 이후 국정을 이끌어갈 차기 총리로 시거다도터 사회 장관을 지명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28일 보도했다.

그녀는 이르면 금주중에 사민연맹과 좌파 녹색운동 등 새 연정 참여정당에 의해 차기 총리로 공식 추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거다도터는 아아슬란드의 첫 여성 총리이자 동성애자 출신의 총리라는 이색 기록을 세우게 됐다.

항공사 스튜어디스 출신인 시거다도터는 최근의 위기 상황에서도 지지율이 상승한 유일한 각료로 최근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경제위기의 해결사로 지목돼왔으며, 동료 정치인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시거다도터는 그러나 소속정당인 사민연맹의 한계를 감안할 경우 오는 5월로 점쳐지고 있는 차기 선거때까지만 과도정부를 이끌어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사민연맹은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 연정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녹색운동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87∼94년 사회장관을 지낸 데 이어 같은 각료직을 두번째 맡고 있는 시거다도터는 지난 94년 사민연맹당 대표직에 도전장을 냈으나 무위에 그치자 "나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언을 해 눈길을 끌었으며, 현재 언론인인 조니아 레오스도터와 함께 살고 있다.

시거다도터는 금융시스템 붕괴로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아이슬란드의 경제 재건과 고용창출 등 산적한 과제를 떠안게 됐지만 보수 진영 등에서는 좌익 편향과 지도자로서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최근의 경제위기와 관련, 수천여명이 반정부 시위에 나섰으며, 경찰은 이들을 해산하기 위해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최루탄을 사용하는 등 사회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레이캬비크<아이슬란드> UPI.AP=연합뉴스) jo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