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켄베리 美 프린스턴大 석좌교수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후보시절부터 대외정책 자문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진 존 아이켄베리 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는 향후 미국의 대외정책을 '햇볕정책'으로 전망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조지 부시 행정부와 달리 시간을 갖고서 대화를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23일 경희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부시는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오바마는 유화적인 대처를 주로 할 것"이라면서 "강경한 대처가 아니라 시간이 오래 걸려도 현실주의적인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변화된 대외정책을 '세계의 햇볕정책'이라고 지칭하며 "북한 뿐만 아니라 이란과 중국, 러시아에 대해 이 같은 정책을 취할 것이다.

대화와 관심을 갖는 방향으로 바꿀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강경했던 과거 미국 행정부들의 대외정책이 가져온 실패사례로 쿠바를 꼽으며 "미국과 50년간 교류를 끊었는데 좋아진 것이 없지 않나.

그간 (미 행정부가) '햇볕정책'을 시행했다면 더 좋아졌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다만 불안한 북한 내부사정탓에 현 시점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전했다.

그는 "김정일 와병설이 있고 권력구조가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인데다 포스트 김정일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지금 미국의 대북정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6자 회담을 통한 대화를 계속 진행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6자 회담에서 한국과 일본의 의견을 중요시해왔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지금 워싱턴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오바마 행정부의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지난해 말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이 미국 방문 후 "한국이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 같다"고 털어놨던 것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버시바우 전 대사가 오바마 외교정책팀에 들어가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아이켄베리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 앞서 이 대학에서 '오바마의 대외정책'을 주제로 가진 특강에서 "오바마의 외교정책 철학의 중심은 현실주의와 진보적 국제주의에 있다"며 "한국과 같은 동맹국 관계에 중점을 둘 것이며 오바마가 4월 중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을 순방할 계획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2003년 미국 국무부 자문단을 지낸 것을 비롯해 오바마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300명의 정책 자문단에 포함돼 정책입안 작업을 도운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