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역사적인 흑인 최초 미 대통령 취임식 현장에 이색초청자들과 연예 스타들이 20일 대거 출동했다.

또 버락 오바마 신임 대통령의 중국에 거주하는 이복동생과 케냐에 살고 있는 할머니도 취임현장에 나와 가족재상봉을 해 오바마 가족이 한번 모이면 여러 나라와 인종이 혼합된 유엔가족임을 보여줬다.

하지만, 북한은 외교 고위인사를 파견하려고 했으나 국교가 없다는 이유로 초청받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바마 신임 대통령의 직접 초청을 받은 `허드슨의 영웅' 미국 항공사 US에어웨이의 조종사인 체슬리 설런버거 기장이 가족과 모습을 드러내 취임식 참여자들로부터 환대를 받았다.

설런버거 기장은 지난 15일 US에어웨이 1549편으로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한 직후 새가 비행기 엔진에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로 엔진 고장이 일어났지만, 뉴욕 허드슨강에 기적과도 같은 동체 착륙을 시도해 승객과 승무원 전원을 살려 내 `허드슨의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암 투병 중인 샌프란시스코 고교에 재학 중인 제임스 케슬러(17)도 대선 직전 오바마 후보와 면담하는 행운에 이어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도움으로 의사당 계단에서 취임 선거를 볼 수 있는 티켓 2장을 얻어 취임식을 지켜봤다.

케슬러는 희귀한 암의 일종인 육종암에 걸려 투병 중이며 작년 대선일 직전 오바마가 유세 중이던 네바다주 헨더슨시에서 `1대1' 면담하는 기회를 가졌다.

당시 오바마는 케슬러에게 "꿈을 크게 가져라. 내가 당선되면 취임식에 와 주길 기대하고 있겠다"고 격려했고 케슬러는 오바마의 당선이 확정되자 시카고로 날아가 오바마의 당선 수락 연설을 지켜봤다.

중국의 한 고교 여학생도 미 의회 초청으로 귀빈석에 취임식을 지켜볼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청두(成都) 실험외국어학교 학생인 리쯔쯔(李紫子·16)양은 작년 5월12일 쓰촨(四川)성을 강타한 원촨(汶川)대지진 생존자들을 돕기 위해 직접 그린 수채화와 과자를 팔아 기금을 모금한 선행이 알려져 초청을 받았다.

또 오바마 신임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당시 그를 돌보며 놀이친구도 되어주었던 가정부도 이번 취임식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오바마의 자카르타 집에서 가사일을 도우며 함께 살았던 리아(51)는 최근 오바마의 여동생인 마야 수또로 응으로부터 취임식 초청을 받았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土+川>)에 사는 오바마의 이복동생 마크 은데산조도 이번 취임식에 참석했다.

오바마 아버지의 셋째 부인 루스 은데산조에게서 태어난 이복동생은 허난(河南)성 출신 중국 여성과 결혼했으며 선전에서 불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

케냐인 할머니 사라 오바마도 취임식에 참석, 모처럼 가족 재상봉을 했다.

할머니는 지난 16일 미국에 도착해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오바마 가족과 합류하여 기차를 타고 워싱턴까지 오는 통합열차 여행도 함께 했다.

이와 함께 이날 밤 취임식 축하행사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총동한다.

비영리 연예인 단체인 '크리에이티브 코얼리션(Creative Coalition)'에 따르면 앤 해서웨이, 수전 서랜든, 팀 로빈스, 애슐리 주드, 제인 크라코스키, 아드리언 그레니어, 마샤 크로스 등이 있으며,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와 론 하워드도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흑인 소울 가수 씰(Seal), 록 스타 스팅, 영화 '노팅힐'의 주제가 'She'를 부른 엘비스 코스텔로 등은 이번 파티에 모습을 드러낼 가수 군단이다.

앞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지난 18일 워싱턴 D.C 링컨 기념관에서 열린 취임 축하 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취임식을 전후해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방미를 추진했으나 전통적으로 미국인 대통령 취임식에 외국 대표단을 초청하지 않는다는 관례와 국교가 없다는 이유로 방미가 성사되지 못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