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경구는 돈이 오가는 비즈니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코트라(KOTRA)는 18일 한국외국어대 중남미연구소와 함께 펴낸 '코트라가 풀어주는 중남미 비즈니스 문화코드' 책자를 통해 한국의 새 수출 전략지역으로 부상한 중남미지역에서 사업 시 알아둬야 할 지역 문화와 사회적 행태를 소개했다.

우선 이 지역에서 사업을 할 때는 휴가와 여유를 좋아하고 휴가도 긴 중남미 사람들의 기질을 파악해 일정을 잡을 필요가 있다.

브라질에 진출한 한국 의류업체 F사의 대표는 "2월 카니발 축제나 축구시즌, 30일간의 여름휴가 기간에는 현지 바이어나 직원들과 무리하게 업무를 추진하지 않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이런 철에 비즈니스를 밀어붙여 봐야 현지인들이 한국식 '빨리빨리' 문화에 부응해 움직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지역에서나 마찬가지지만 중남미 바이어들과 제대로 거래를 트려면 끈기도 필요하다.

파나마에 진출한 K사 관계자는 "중남미 바이어들은 소량 주문을 반복한 뒤 본격적인 주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소량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대량 주문을 따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자기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는 게 이 지역 바이어의 속성이라는 설명이다.

직접 사업과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이 지역 사람들의 문화코드를 파악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코트라는 "중남미의 경우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일상화된 곳이 많고 선물은 하나의 예의로 간주되므로 바이어를 만날 때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호칭을 사회적 지위와 자존심의 표상으로 여기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이 지역 사람들은 명함을 만들 때 이름 앞에 반드시 학위를 붙이며 호칭으로 학위만을 부르는 경우도 많다고 코트라는 소개했다.

코트라 오혁종 지역조사처장은 "중남미 지역이 오래전부터 신흥시장으로 인식돼 왔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관심과 이해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중남미가 효자시장으로 부상한 만큼,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