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증언 잇따라.."발묶어 바다에 던지기도"
태국 이민국장 "비인도적 추방은 없었다"

태국 해군이 방글라데시와 미얀마에서 온 불법이민자 수백 명을 공해상으로 추방, 300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고 난민 보호 단체가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태국 방콕에 본부를 둔 난민 보호 단체 '아라칸 프로젝트'는 16일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태국 해군이 방글라데시와 미얀마에서 온 불법이민자들을 안다만해의 외딴 섬에 억류했다가 수백 명을 무동력선인 바지선에 태워 공해로 추방했으며 이중 300여 명이 익사했다고 밝혔다.

'아라칸 프로젝트'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와 미얀마의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수천 명은 3년 전부터 1인당 수백 달러를 들여 선박을 이용, 인근 국가인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불법이민을 떠나고 있다.

이 단체의 간사인 크리스 리와는 태국 해군은 자국 해안으로 접근해온 이들 불법입국 선박들을 나포, 수백 명의 불법이민자들을 안다만해의 외딴 섬으로 끌고 가 일부는 묶어서 구타했으며 음식도 조금밖에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태국 해군은 작년 12월 불법이민자 400명을 함정에 태워 공해상으로 나간 뒤 무동력 선박인 바지선에 옮겨 타도록 강요했다는 것.
리와 간사는 "태국 해군은 총을 겨누며 위협했으며 그래도 불법이민자들이 바지선으로 옮겨타지 않자 4명의 발을 묶어 바다로 던졌다"고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태국 해군은 바지선에 물 두통과 쌀 4포대만을 지급했을 뿐이다.

바지선은 며칠간 표류하다 인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이민자들은 육지에 다다른 줄 알고 앞다투어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이중 300여명이 익사했으며 인도 해양 경찰은 100명을 구조하고 단지 10구의 익사자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고 생존자들은 주장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난민보호협회(RI)도 "태국 정부가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에서 수백 명씩 보트를 타고 탈출한 로힝야족 난민 수천 명을 섬에 불법 억류하거나 인권탄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아시아 지역 대변인인 키티 맥킨지는 "태국 정부는 보트피플의 생명이 위협받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국제 기준에 따라 인간적 대우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차와이 숙솜지트 태국 이민국장은 "우리는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하고 있지만 국제관례를 따르고 있다"며 태국 해군이 비인도적으로 추방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방콕연합뉴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