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추정.."곤경 처했으나 반격 능력 여전"

하마스 지도자들을 표적 사살하려는 이스라엘군과 이를 피하려는 하마스 지도자들 간의 숨바꼭질이 이번 전쟁 기간에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지난달 27일 이후 이스라엘군은 사전에 수집된 정보에 따라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 등 하마스 지도자들의 집이나 집무실을 잇따라 공격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일에도 하마스 무장조직 `이제딘 알-카삼 여단' 총수인 아흐메드 자브리의 주거지를 폭격했으나 이미 그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모처로 은신한 상태여서 피해를 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개전 이후 16일간 퍼부은 폭탄으로 건져 올린 두드러진 전과는 지난 1일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난민촌의 공습에서 하마스의 강경파 지도자이자 서열 5위권 내 인물로 전해진 니자르 라이얀을 폭사시킨 건 정도만을 꼽을 수 있다.

나머지 하마스 지도자들의 행방을 놓고 이스라엘 진영에서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베트(ISA)와 군 정보국(MI) 등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은 11일 각료회의에서 이들 지도자가 가자지구 내 병원과 외국 공관, 지하 벙커 등에 숨어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고해 관심을 끌었다.

이스라엘이 병원이나 외국 공관 건물만큼은 폭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하마스 지도부가 이곳에 은신했을 가능성이 크고, 가자시티 도심 내에 설치해놓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벙커도 주요 은신처 중 하나일 것이라는 게 이들 정보기관의 판단이다.

또한, 이들 정보기관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하마스 지도부와 산하 무장조직이 이스라엘군의 지상 공격 강화로 심각한 수세에 몰려 있는 상태라고 보고했다고 일간 예루살렘포스트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아모스 야들린 정보국장은 하마스 조직이 이미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타격을 받았으며, 시리아의 망명 지도부와도 단절돼 고립됐고, 가자지구 주민들로부터도 점차 지지를 잃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하마스에는 이스라엘과의 타협 외에 다른 선택권이 주어져 있지 않지만, 곧바로 굴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아직 이스라엘을 공격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야들린 국장은 덧붙였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