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학교 공습사망 40명..이' 오폭에 장병 25명 사상

'팔' 사망 600명.. '이', 휴전중재 거부


가자지구 북부의 최대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 지상군과 하마스 무장조직 간에 격렬한 시가전이 벌어진 가운데 6일 이스라엘 전차부대가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 진입하는 등 양측의 무력충돌이 가자지구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주요 도시에 대한 진격작전을 강화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이 피신해 있는 유엔학교 건물 등 주요 시설물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이어가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가 600명을 넘어서는 등 인명피해도 시시각각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프랑스 등의 휴전 중재를 잇달아 거부하면서 당분간 하마스 세력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거듭 밝혀 전화에 휩싸인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고통은 커져만 가고 있다.

◇가자지구 전역서 전투 = 이스라엘군 전차들은 지상 공격 개시 나흘째인 이날 공격용 헬기의 공중 엄호 아래 포탄을 발사하며 칸 유니스의 동부지역인 아바산 알-카비라 쪽으로 진격해 들어갔고, 하마스 무장조직들은 박격포 등으로 맞서고 있다고 목격자들이 AFP 통신에 전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전날 밤 진입해 들어간 가자시티에서는 이날에도 곳곳에서 거대한 폭발음과 자동화기 총성이 이어졌다.

건물과 주택 밀집지역인 가자시티를 무대로 벌어진 이번 첫 시가전에서는 이스라엘 정예부대인 골란여단 소속 영관급 군의관 1명과 병사 2명이 자국군 탱크 오폭으로 전사하고 장병 24명이 부상했다고 이스라엘군 대변인이 밝혔다.

이 오폭 사건으로 여단장 아비 페레드 대령도 가벼운 상처를 입었으나 치료를 위한 후송을 거부한 채 전선에 남아 지휘를 계속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다른 격전지인 가자지구 북부 지역에서도 공수여단 대위 1명이 자국군 탱크에 맞아 전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는 무장대원들이 가자시티 시가전에서 이스라엘 탱크 7대에 미사일을 발사했고, 병사 10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 측은 "소문일 뿐"이라며 하마스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들 지역 외에도 가자지구 중부와 북부 마을과 난민촌 등지에서도 이스라엘 지상군의 공격은 이어졌다.

중부 데이르 알-바라흐 마을에서는 하마스 무장대원 4명과 이슬라믹 지하드 대원 2명이 한 집에 머물러 있다가 이스라엘 탱크에서 발사된 포탄에 맞아 사망했고, 부레이즈 난민촌에서도 팔레스타인인 3명이 탱크 공격에 희생됐다고 팔레스타인 의료진이 전했다.

◇유엔학교도 공습 = 가자지구 주요 시설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중 공격과 함포 사격, 전차부대와 포병대의 포탄 발사가 거세지면서 가자지구 각지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인명피해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스라엘 탱크부대는 이날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난민촌의 유엔 학교에 포탄을 발사해 이곳으로 피난을 와있던 팔레스타인인 40명이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가자시티의 샤티 닌민촌과 남부 도시인 칸 유니스에 있는 다른 유엔 학교들에도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이 폭탄을 떨어뜨려 모두 5명이 사망했다.

이들 학교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가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후 내부 시설을 고쳐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피난처로 제공해온 곳이어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자시티의 남부 제이툰 지역에는 이날 4층짜리 건물이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무너져 어린이 7명을 포함, 일가족 12명과 행인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을 시작한 지난달 27일 이후 지금까지 숨진 팔레스타인인들은 600명 이상이며, 부상자는 2천7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 휴전 거듭 거부 =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밤 휴전 중재차 예루살렘을 방문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하마스의 로켓탄 공격 무력화가 담보되지 않은 어떠한 휴전 제의에도 응할 수 없다며 휴전 거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도 하마스의 무장력을 해체해 이스라엘 남부지역에 대한 로켓 공격을 근절시키고, 땅굴을 통한 하마스의 무기 밀반입 행위를 차단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조치 등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휴전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하마스는 가자지구 사람들을 보호하는 대신, 가자지구를 무고한 이스라엘인들을 죽이기 위한 로켓 발사 장소로 사용했다"면서 "이스라엘은 분명히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한 결정을 했다"고 밝혀 이스라엘의 공격을 두둔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비상회의를 다시 소집하고 가자지구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