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일반 근로자들이 신년휴가를 마치고 2일 첫 출근해서 컴퓨터 부팅을 끝내는 시점에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미 근로자 평균 연봉에 달하는 수입을 올리고 느긋한 기분에 젖는다고 캐나다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진보적 두뇌집단인 캐나다정책대안센터(CCPA) 보고서를 인용, 2007년 기준으로 평균 연봉이 1천만 달러에 달하는 캐나다 100대 상장사 CEO들은 2일 오전 9시 4분이면 이미 근로자들이 올 1년 내내 일해서 벌어야 하는 4만237달러의 수입을 기록한 셈이 된다면서, 이들이 근로자 평균 연봉을 버는 데는 채 12시간도 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자인 휴 맥킨지 이코노미스트는 1995년 50대 상장사 경영자 연봉이 근로자 평균 연봉의 104배에 달했으나, 현재는 400배 이상으로 그 격차가 크게 확대됐다면서, 전 세계적 경제 위기로 수많은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은 2008년에도 CEO들의 연봉은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매년 포르쉐 자동차 44대를 사고 2백만달러짜리 고급 콘도 5섯채를 살수 있는 1천만달러 이상의 고연봉 CEO들 중에는 최근 정부로부터 수십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아 모기지 채권을 구입한 대형 은행 CEO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명문 토론토 대학 로트만 경영대학원의 로저 마틴 학장은 캐나다 내 최상층부와 최하층부 간 수입 격차가 90년대 이후 가속화 되고 있다면서, CEO들은 이제 '얼마나 벌수 있느냐'가 아니라 '도대체 얼마나 회사에서 빼낼수 있느냐'는 문제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마틴 학장은 이같은 변화가 회사와 근로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일반 근로자는 자신이 열심히 일해 결과적으로 CEO 배만 불려준다는 생각을 점점 더 많이 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실적 악화로 주가는 폭락하는 데 고연봉만 받아 챙기는 경영자들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캐나다에도 머지 않아 유사한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밴쿠버연합뉴스) 신상인 통신원 sangin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