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히트한 영화 '트랜스포머'와 내년 여름 개봉을 앞둔 'G.I.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둘 다 미국 완구업체 하스브로의 대표적 피규어(모형 로봇이나 인형)를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라는 점이다. 만년 2위 완구회사였던 하스브로는 지금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업계의 강자로 화려하게 변신 중이다. 이 같은 변화를 이끈 주인공이 바로 브라이언 골드너 최고경영자(CEO)다. 골드너 CEO는 4일 마켓워치가 선정한 '올해 미 최고의 CEO'로 뽑혔다.

2000년 일본 완구회사 반다이에서 영입된 골드너는 하스브로를 회생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06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올해 초 CEO로 고속 승진했다. 그는 2003년 영화 '매트릭스'의 제작자인 로렌조 디 보나벤추라가 군대 관련 액션영화를 찍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연락해 'G.I.조'와 '트랜스포머'의 영화화를 이끌어냈다. 또 영화 제작에도 직접 관여하며 판권으로도 상당한 돈을 벌어들였다.

영화와의 시너지 효과로 완구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트랜스포머 모형 로봇 판매는 2006년도 1억달러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영화 흥행에 힙입어 4억8400만달러로 거의 5배가 뛰었다. 올해는 다소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4억25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월가에선 하스브로가 올해 41억1000만달러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고,순이익도 전년 대비 1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스브로 주가는 올초 대비 3%가량 올랐다. 다우지수가 40% 가까이 급락한 것에 비하면 선방한 것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