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람'이던 버락 오바마 연방 상원의원이 제 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오바마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시카고시 사우스 사이드 하이드파크와 켄우드 지역의 이웃들은 달라진 동네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대선 후 닷새 째인 9일(현지시간) 다시 찾아가 본 오바마 당선인의 자택과 주변 지역의 모습은 보안 조치가 훨씬 강화되는 등 사뭇 달라져 있었다.

그의 자택으로 연결되는 도로인 사우스 그린우드 애버뉴 3개 블록과 양쪽 끝은 이미 후보 시절부터 콘크리트 방어벽과 철책으로 통제된 상태로 시카고 경찰과 비밀검찰국(Secret Service) 요원들이 배치된 가운데 실제로 이웃에 거주하는 주민들만이 신분증 확인 이후에 출입이 허가되고 있었다.

그러나 오바마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엔 종전 통제 구역외에도 사우스 그린우드 애버뉴와 만나는 남쪽 도로인 이스트 50번가의 양방향 2개블록은 물론 북쪽 간선도로인 이스트 하이드파크 블루바드의 6개 블록이 추가로 완전 통제돼 시카고 교통국의 대중버스도 우회운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 배치된 시카고 경찰과 비밀검찰국(Secret Serivice) 요원들의 수차례 검문과 신분증 확인을 거쳐야만 집까지 갈 수 있는 주민들 수도 예전에 비해 훨씬 늘어났다.

새롭게 통제된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종전과 달리 집 근처 도로에 주차가 불가능하고 산책이나 볼일을 보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가면 전세계에서 몰려든 기자들의 각종 질문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등 대통령 당선인 동네에 산다는 이유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그래도 우리 동네에서 대통령이 나왔으니 이만한 영광이 어디 있느냐.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할 수 있다"는 반응과 함께 "이렇게 보안 조치가 취해졌으니 범죄 걱정은 전혀 없다.

미국에서 아마 가장 안전한 동네가 우리 동네일 것" 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애완견을 산책시키러 나왔다는 또다른 주민은 "벌써 몇번이나 인터뷰를 했는지 모르겠다.

아마 기자들 수가 주민들 수만큼 많을 것" 이라며 "이제 대통령 당선인이 나왔으니 이 동네는 결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변화를 인정하고 그에 적응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인의 자택 부근과 북쪽지역에는 상당한 규모의 저택들이, 남쪽에는 근로자 가족들과 인근 시카고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들이 위치한 이 지역은 다양한 인종과 소득수준의 주민들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