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세계 각국의 언론인들이 대선 취재를 위해 미국으로 몰려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 여부에 대한 지구촌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역사적인 투표를 수시간 앞둔 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 본부가 위치한 시카고에는 기자 1천500여명이 모여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근거지인 애리조나 피닉스를 찾은 언론인들보다 많은 숫자이다.

11명의 취재진을 이끌고 방미한 일본 아사히 TV의 마츠야마 게이코 대선팀장은 "미 대선에 대한 일본 시청자들의 관심이 4년전보다 훨씬 높아졌다"며 "시청자뿐 아니라 우리 취재진도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과 금융위기 관련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사히 TV는 5일 오전 10시30분(일본 현지시간)부터 대선 개표 결과를 생방송할 예정이다.

나이지리아 일간 `디스데이'의 콘스탄스 이코쿠 워싱턴 특파원은 "아프리카에서도 (미 대선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다"며 "아프리카인들은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감정적으로 애착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에 위치한 미 국무부 외신센터의 케이스 피터슨 공보 담당은 "미 대선 관련 언론의 관심이 이 정도로 고조된 것은 처음 본다"며 "특히 지난 수주간 입국한 언론인을 포함한 취재진의 숫자는 놀라울 뿐"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의 일간 클라린은 미 전역을 가로지르는 66번 도로를 타고 내려가며 마을에 들어가 사람들을 만나고 사진 및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등 민심을 집중 취재할 계획이라고 마르셀로 칸텔미 클라린 국제분야 편집장은 전했다.

프랑스 TV 방송인 카날 플뤼스와 이-텔레 역시 시카고와 피닉스, 뉴욕의 취재진 50명을 총동원해 대선 특별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나이트'(American Night)를 8시간 연속 방영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의 해설은 미국의 유명 방송인인 댄 래더가 맡는다.

카날 플뤼스의 로런스 하임 뉴욕 지부장은 "프랑스 사회에서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잡은 버락 오바마에 대한 호기심이 어마어마하다"며 "사람들은 비주류 흑인인 오바마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지를 지켜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또 아랍권의 대표적인 위성방송 알-자지라 역시 플로리다, 오하이오, 버지니아, 콜로라도, 일리노이 등 주요 접전지에 취재진 12명을 추가 파견했다.

압데라힘 포카라 알-자지라 워싱턴 지부장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 가능성에 미국이 중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해져 관심이 엄청나다"고 부연했다.

그 밖에 인도의 주요 채널들은 미 대선 토론회를 생방송했으며 이스라엘의 3대 방송사는 선거 과정을 생방송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뉴욕 AFP=연합뉴스) euge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