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급속히 확산,세계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이 금리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시장에선 신용경색이 지속되고 경제지표들이 생각보다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만큼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춰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날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미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 선물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9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0%에서 1.5%로 0.5%포인트 낮출 가능성을 70% 반영해 가격이 형성됐다.

하지만 FT와 미 주요 언론들은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FRB가 실제 금리인하에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전했다. FRB로서는 금리인하가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은행과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급등한 이유는 기준금리가 높아서라기보다 신용위험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FRB가 금리인하라는 중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최대한 상황을 지켜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날 기준금리를 연 4.25%로 동결한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물가상승세가 둔화돼 금리인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혀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춰온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도 이달 예정된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7기 3중전회) 이후 긴축완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중국은 지난달 15일 1년 만기대출 기준금리를 기존 연 7.47%에서 7.20%로 0.27%포인트 인하,6년 만에 금리를 내렸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박성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