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 기관인 피치는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러시아경제가 충격을 받고 있으나 당분간 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피치는 18일 현재 'BBB+'인 러시아의 장기 외환 및 루블화 표시 채권의 신용등급을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의 유럽시장 투자 담당인 에듀워드 파커는 리아 노보스티통신과의 회견에서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와 유가 하락,그루지야전쟁 등 러시아에 대한 투자 심리 냉각으로 금융권이 특히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경제성장률,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한 결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무디스는 전날 러시아 투자은행 'KIT'의 장기 외환 및 루블화 신용 등급을 'B2'에서 'Caa2'로 낮췄다.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등 금융시장 불안 영향으로 지난 16일 러시아 양대 주식시장인 RST와 MICEX 지수는 각각 11.5%,17.45% 하락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하루 기준으로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폭락장은 17일에도 계속돼 결국 낮 12시께 주식 거래가 중지됐다. 주식 거래 중단은 19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도 1998년 금융위기 재연을 우려해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현재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일이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위해 정부는 금융 부문에 2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