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중앙銀 보유외환 증가 주춤" … 경기둔화-달러 강세반전 탓

미국발 경기 침체가 유럽과 일본 및 아시아 신흥권에도 순차적 파급 효과를 내는 상황에서 고유가발 인플레가 상대적으로 주춤하면서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절정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가 4일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 타임스도 이날 경기 둔화 속에 오랜만에 나타난 달러 강세가 굳어지면서 중앙은행들의 보유외환 증가도 둔화되는 모습이 완연하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가 이날 각각 금리를 동결했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당분간 금리 동결을 지속할 것으로 지도부가 시사한 점을 지적했다.

로이터는 반면 스웨덴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올렸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올해의 마지막 인상인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이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HSBC 싱가포르 소재 애널리스트는 "전세계적인 긴축통화 기조가 끝나는 시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성장이 위축되고 인플레가 진정세를 보이는 점을 정책 전환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권의 경우 일본을 제외하고 대부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먹혀 들어가는 논리"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터키 중앙은행도 지난 5월 이후 금리를 150베이스포인트 올렸다면서 현 시점에서 "모든 옵션을 검토중"이라는 두르머스 일마즈 총재의 발언은 여건이 되면 금리를 동결 또는 인하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HSBS 애널리스트는 "인플레가 전세계적으로 절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아직은 인플레가 하향세로 반전됐다고 말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특히 신흥국의 중앙은행들이 통화 정책의 고삐를 느슨하게 하고 있기는 하지만 장차 금리를 다시 올리는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주요 중앙은행들이 지난 10년간 보유 외환을 전례없이 확대했다면서 이 때문에 서방 채권시장에 많은 돈이 투자됐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나 최근 보유외환 증가가 절정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달러 강세가 주요 변수로 지적된다고 전했다.

신문은 달러 강세로 미국의 경상 적자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유가 강세가 꺾이면서 산유국에 들어가는 달러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도 중앙은행 보유외환 증가세가 둔화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신용 위기가 확산되면서 신흥국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것도 역내 중앙은행들의 보유외환 규모를 줄어들게 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런 가운데 한국과 인도 및 필리핀이 자국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환시장에 개입함으로써 달러 보유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점도 상기시켰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세계 중앙은행의 보유 외환이 기록적인 7조달러 규모라면서 10년 전의 2조달러에서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보유 외환이 아시아와 산유권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특히 1조8천억달러 이상으로 가장 많은 중국을 비롯해 근 1조달러로 불어난 일본, 그리고 러시아, 대만, 인도 및 한국이 전체 보유 외환의 근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집계했다.

(서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