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1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경제적 대담함의 표현으로 지지층의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 전망했다.

이 신문은 '서울의 공급중시 인물'(A Supply-Sider in Seoul)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 정부가 민영화 계획 발표에 이어 대대적인 세제 개편안을 내놓은데 대해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정신이 서울에서 부활한 것"이라며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의 상대역(후쿠다 야스오 총리)이 깨닫지 못한 것을 깨달은 듯 하다.

그것은 국민들의 환심 사기가 아닌 대담한 정책을 통해서 지지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아트 래퍼를 따른다'는 부제를 단 이 글은 이어 한국에서는 공급중시 정책이 낯설지만 이번 세제개편안은 "좋은 출발"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이 세제개편안이 저성장 추세를 되돌릴 수 있는 주요 무기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주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트 래퍼는 미국의 대표적인 공급 중시 학자로 1970년대 후반 세율 인하를 통해 노동의 공급을 늘리면 국가의 조세 수입이 늘어난다고 주장했으며 그의 이론은 로널드 레이건 정부 경제 정책의 근간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어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자유화 정책을 놓고 미적거리고 있지만 한국의 이 대통령은 잘 해 나가고 있는 듯 하다"면서 "그가 자신의 새로운 정책이 한국의 현재와 미래의 번영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할 수 있다면 그는 그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기자회견을 호평하면서 세금을 깎아줌으로써 조세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고 조세의 강제 집행에 따르는 비용을 줄여 세제 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문은 특히 "강 장관이 빨리 행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올 초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집회가 순식간에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6주 이상 계속된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는 '반자유화 그룹'(anti-liberalization crowd)의 끈질긴 힘을 보여줬으며 신생 정부가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에 대해 대중들과 소통하는데 미숙했음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