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정부가 휴전을 선언했지만 러시아가 `일방적'이라며 이를 즉각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AFP 통신 등이 10일 보도했다.

그루지야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그루지야 정부는 10일을 기해 자국 군대에 남오세티야에서 무력 사용 중지를 명령했으며 적대 관계를 끝내기 위한 러시아와의 즉각적인 협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인테르 팍스 통신은 또 그루지야 외무부가 남오세티야에서의 철군 확인과 휴전을 제안하는 내용을 그루지야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휴전 명령서는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이 이날 오전 5시(현지시간)에 승인한 것이라고 이타르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 외무부는 그루지야 측이 통보한 휴전 제안서 접수를 확인하면서도 그루지야가 일방적 휴전을 선언했다며 휴전 제안을 쉽게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러시아 한 외무부 관리는 인테르 팍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루지야군이 공격 중단 명령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들은 현재 남오세티야에서 군사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그루지야가 무조건 군대를 철수시켜야 하며 남오세티야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공식 문서에 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리 회의에서 유엔 관리들은 그루지야가 러시아와의 협상 준비를 마쳤음을 확인했다.

7일 이후 4번째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전직 미국 외교관이자 반기문 사무총장 정치특보인 린 파스코에는 "그루지야가 남오세티야에서 철군을 했고 민간인과 부상자들을 위한 인도주의 이동 통로를 만드는 등 러시아와 협상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아나톨리 노고비친 러시아군 부참모장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10일 현재까지 그루지야로부터 교전중단에 관한 어떠한 공식적인 제안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고비친 부참모장은 이어 "러시아 대통령이 이미 밝힌 대로 우리는 분쟁지역에서 처음부터 평화유지 임무만을 수행하고 있고 어떠한 폭력도 반대한다는 게 러시아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러시아 군은 남오세티야 국경을 넘어 그루지야의 어떤 영토로 들어갈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이날 BBC와 인터뷰에서 "그루지야의 영토 통합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데 세계가 한목소리로 러시아에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