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설 공화당 후보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사실상 결정됨에 따라 매케인이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누구를 낙점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 부통령 후보는 대통령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고 대통령이 유고될 경우 안정적으로 국정을 대행해 나갈 수 있는 후보가 제격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현실적으로는 본선에서 대통령 후보의 득표에 도움을 줘야 한다.

올해 71세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에 도전하는 매케인으로선 러닝메이트를 고를 때 자신이 유고될 경우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중량감 있는 부통령 후보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경우 지난 1980년 선거 때 나이(69세) 때문에 공격을 받자 당시 대권후보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검증된 후보'인 조지 H.W.부시를 러닝메이트로 지명, 이를 잠재웠다는 것.
당시 미국인들은 조지 H.W 부시를 대통령이 유고되더라도 국정을 잘 다뤄나갈 수 있는 부통령 후보라고 신뢰함으로써 레이건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매케인은 고령도 고령이지만 암을 앓은 병력이 있고, 베트남전에서 고문을 당해 그의 나이와 건강은 최대 약점 중 하나로 계속 공격을 받고 있다.

대통령 역사학자인 더글러스 브링클레이는 `중량감 있는 부통령 후보' 1순위로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을 꼽았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 보도했다.

파월 전 장관은 지금까지 부통령 제안을 받더라도 수락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공화당내 원로들이 그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관측했다.

또 오는 11월 본선에서 실질적으로 매케인의 득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통령 후보로는 찰리 크리스트 플로리다 주지사(51)와 팀 포렌티(47) 미네소타 주지사가 거론되고 있다.

플로리다주와 미네소타주는 11월 선거에서 승부를 가를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 민주.공화당 지지도가 선거에 따라 뒤바뀌는 주)'이기 때문에 현직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나서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밖에 공화당 주변에선 여성인 케이 베일리 허친슨(텍사스주), 린지 그레이험(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 헤일리 바버 미시시피주지사와 릭 페리 텍사스주지사, 롭 포트먼 전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이 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매케인으로선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 또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와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점에서 러닝메이트를 지명할 때 민주당 경선결과를의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전의 승리자가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공화당 정치 전문가인 위트 아이레스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면, (매케인의 러닝메이트는) 여성에게 프리미엄이 주어지고, 반대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민주당 후보가 되면 흑인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더 많은 프리미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