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2일 실시된다.4명의 후보 중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의 후계자로 지목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의 압도적 승리가 점쳐지는 가운데 그가 과연 푸틴과 차별성을 보여주며 어떤 정책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메드베데프는 대통령 비서실장,제1부총리를 거치며 푸틴의 오른팔로 활동해온 인물로 푸틴의 정책을 충실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로이터통신은 29일 메드베데프가 "전형적 관료 스타일로 푸틴의 정책을 충실히 받아들일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는 한 측근의 평가를 전했다.푸틴은 지난해 12월 메드베데프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하며 자신은 새 정부의 총리로서 국정 운영을 돕겠다고 밝혔다.메드베데프를 앞세워 일종의 '수렴청정'을 하겠다는 뜻이다.따라서 아직은 독자적 권력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메드베데프가 푸틴과 다른 노선을 걷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가 러시아 정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주의자에 속한다는 점에서 푸틴과 다른 통치방식을 선보일 것이란 조심스러운 전망도 있다.메드베데프는 지난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이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며 "민주주의와 주권은 양립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8일자에서 메드베데프가 "23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타만스카야 자동소총사단 행진에 참석해 군인들에게 '지금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말해보자'며 열린 통치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메드베데프는 경기 활황기를 이어가면서 인플레이션까지 억제해야 하는 쉽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블룸버그통신은 메드베데프가 2007년 11.9%까지 치솟은 물가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푸틴의 재임 기간 러시아는 고유가에 힘입어 막대한 오일 머니를 쌓아놨다.지난해 성장률 8.1%,국내총생산(GDP) 순위 세계 7위에 오르며 4794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확보하는 등 호황을 맞고 있다.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3년 13.7%,2005년 12.7%로 불안한 상황이다.모스크바의 롤랜드 내시 르네상스캐피털 수석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은 러시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며 "메드베데프에게 중요한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