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8연승 '파죽지세'…대의원수 힐러리 첫 추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상승세가 거침없다.

오바마는 12일(현지시간) 미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수도 워싱턴DC 인근 3개 주의 '포토맥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압승을 거둬 전체 대의원 확보 수에서 처음으로 힐러리를 따돌렸다.

오바마는 이날 버지니아,메릴랜드,워싱턴DC에서 승리함으로써 지난 5일 '슈퍼화요일' 이후 루이지애나와 워싱턴,네브래스카,메인 등에서 실시된 '포스트 슈퍼화요일' 대전에서 8연승을 이뤘다.

오바마는 버지니아주에서 64%를 얻어 35%에 그친 힐러리를 가볍게 제쳤다.메릴랜드에서도 63% 대 34%,워싱턴DC에서도 75% 대 24%로 힐러리를 압도했다.

포토맥 프라이머리에서 오바마가 압승한 데는 지난 주말 '포스트 슈퍼화요일' 첫 대결에서 전승을 거둔 게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오바마는 애초에 열세가 예상됐던 10일 메인주 코커스에서도 승리,연승가도에 날개를 달았다.

워싱턴DC 인근 3개 주에서 흑인 유권자의 비율이 높았던 점도 좋은 정치적 여건을 마련했다.

워싱턴DC의 경우 흑인 유권자가 55.4%에 달한다.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대결시 오바마가 힐러리보다 유리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큰 힘이 됐다.

CNN은 이날 오바마가 총 1215명(슈퍼대의원 포함)의 대의원을 확보해 힐러리(1190명)를 처음으로 앞섰다고 보도했다.

출구조사 결과 오바마는 90% 이상의 흑인 유권자,60~70%의 젊은층과 무당파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힐러리 핵심 지지층인 여성과 65세 이상 유권자,블루칼라 노동자 사이에서도 힐러리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

오바마의 상승세가 무섭지만 아직 민주당 후보 지명에 필요한 최소 대의원 수 2025명은 못 채우고 있다.

오바마는 기세를 몰아 오는 19일 위스콘신 프라이머리와 하와이 코커스(당원대회)에서도 압승,승기를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슈퍼화요일 이후 연패한 힐러리는 선거사령탑을 긴급 교체하며 포토맥 프라이머리에 나섰지만 오바마의 연승 행진을 막지 못했다.

힐러리는 텍사스와 오하이오 등 네 곳에서 경선이 치러지는 다음 달 4일 '미니 슈퍼화요일'에 배수진을 치게 됐다.결국 총 대의원 444명에 이르는 미니 슈퍼화요일에서 두 후보의 명운이 가려질 전망이다.

공화당에서는 매케인이 버지니아,메릴랜드,워싱턴DC 등 3개 지역 경선에서 모두 승리,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따돌렸다.

매케인은 이날까지 812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217명을 얻은 허커비를 여유 있게 앞섰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