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보 대의원 수도 거의 비슷.. 초방빅 혼전

'이 보다 더 아슬아슬할 수는 없다'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경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두 상원의원간의 접전이 점입가경이다.

미국 내 20여개 주에서 한꺼번에 실시된 5일 '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 힐러리 의원은 50.2%의 득표율(734만7천971표)로 오바마의 49.8%(729만4천851표)를 가까스로 앞섰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6일 집계했다.

미 전역의 22개 주와 사모아령 등 광대한 지역에서 사상 최대규모로 동시 경선이 치러진 점을 감안하면 5만3천여표 차이에 불과한 두 사람간의 득표는 '슈퍼 화요일' 결전이 더할 수 없는 박빙 승부였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대의원 수에서도 힐러리와 오바마간 접전 양상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오바마측은 6일 성명을 통해 오바마가 '슈퍼 화요일'에 총 847명의 대의원을 확보, 834명을 얻은 힐러리를 앞섰으며, 이제까지 확정된 대의원 총 수도 오바마 908명, 힐러리 884명이라고 발표했다.

오바마측은 '슈퍼 화요일'에 힐러리의 8개 주보다 더 많은 13개 주에서 승리한 것 뿐 아니라 대의원 수도 더 많이 확보함으로써 힐러리에게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NBC방송도 오바마가 840-849명, 힐러리는 829-838명의 대의원을 확보, 오바마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CNN은 이제까지 힐러리가 818명, 오바마가 713명의 대의원을 각각 얻어 힐러리가 앞서는 것으로 집계했으며, AP통신도 힐러리 845명, 오바마는 765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하는 등 대의원 수를 놓고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초박빙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힐러리나 오바마가 이제까지 얻은 대의원 수는 8월말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후보로 지명되기 위해 얻어야 할 대의원 수 2천25명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이어서 두 사람간 경쟁은 앞으로 더없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오바마와 힐러리는 당장 9일 실시되는 루이지애나와 워싱턴주, 네브래스카 경선으로 경쟁 무대를 옮겼으며, 12일 치러지는 수도 워싱턴 D.C와 메릴랜드, 버지니아주 경선을 놓고도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는 이들 지역 중 흑인이 많은 루이지애나와 워싱턴 D.C 등지에서 유리해 '슈퍼 화요일' 이후 돌풍 확산의 계기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오바마 진영은 특히 1월에 3천200만달러를 모금해 힐러리측 모금액 1천350만달러를 훨씬 앞서는 등 자금력에서 우위에 있어 막대한 방송 광고를 퍼붓는 등 유리한 선거전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힐러리측이 향후 한 달 간 매주 TV토론을 벌이자고 제의한 것도 오바마측의 TV광고 물량공세를 막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측은 TV토론보다는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힐러리의 토론 제의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힐러리 진영은 '슈퍼 화요일'을 계기로 확산되던 오바마 바람이 주춤해졌다고 주장하면서 경제와 의료보험 등 민생문제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힐러리는 모자라는 선거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500만달러를 빌렸으며, 일부 개인자금도 쓰고 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