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의 향방을 가를 '슈퍼 화요일'(5일)이 눈앞에 다가왔다.민주당에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간 대결이 예측불허다.

'백인과 흑인''여성과 남성'이란 대결 구도로 벌어지는 '맞장 승부'가 갈수록 박빙이어서 이번 슈퍼 화요일에도 승부를 가르지 못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공화당에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마이크 허커비 전 알칸소 주지사에 비해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치러지는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는 민주당 22개주,공화당 21개주에 달한다.민주당의 경우 전체 대의원(4049명)의 51%인 2064명이 이날 선출된다.공화당도 전체 대의원(2380명)의 45%인 1081명이 역시 이날 뽑힌다.

백미는 민주당이다.힐러리와 오바마는 지난 1월3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코닥시어터에서 '맞장 토론'을 벌였다.네거티브 공세 없이 치열한 정책 경쟁을 벌인 이날 토론은 역사상 최고의 대선 토론으로 얘기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경험과 경륜'을 앞세운 힐러리와 '변화와 희망'의 전도사로 변신한 오바마의 입심도 한치의 양보가 없을 정도로 팽팽했다.

힐러리와 오바마는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대의원이 많은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를 돌면서 막판 유세를 벌였다.힐러리는 자신의 근거지인 뉴욕 및 뉴저지가 포함된 데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지세가 여전한 남부 지역이 많아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오바마도 만만치 않다.케네디 가문의 지지에다 캘리포니아에서 영향력이 큰 LA타임스의 지지도 얻었다.지난 1월에만 3200만달러를 모금하고 최근 흑인들의 표심을 사로잡고 있는 만큼 승리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전국 지지율에서도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갤럽이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는 39%의 지지율로 43%의 힐러리를 바짝 따라붙었다.이처럼 승부가 박빙으로 펼쳐지다 보니 슈퍼 화요일에도 승부를 가르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은 자칫하면 당 지도부와 연방의원 등으로 구성되는 슈퍼대의원의 조정에 따라 후보가 정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전체의 20%인 슈퍼대의원은 지금까지 경선에서 선두를 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왔다.그렇지만 이번엔 워낙 팽팽해 이들이 후보를 정하는 일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공화당에선 매케인이 37%의 전국 지지율을 얻어 22%에 머문 롬니와 17%에 그친 허커비를 여유 있게 앞서가고 있다.그렇지만 최고경영자 및 주지사 경험을 앞세워 '경제 대통령'을 외치는 롬니의 막판 추격도 만만치 않아 아직 승리를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슈퍼 화요일'

미국 대선후보 경선가도에서 가장 많은 주가 예비선거를 치르는 화요일.대체로 이날의 승자가 각당의 후보로 선정돼 본선 투표만큼이나 관심을 끈다. 2월이나 3월의 첫 화요일로 잡히는데 이번에는 2월5일이다. 1992년 빌 클린턴 민주당 경선 후보가 초반 예비선거에서 부진했지만 슈퍼 화요일에 승리,후보로 확정되고 본선 투표에서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