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서부지역 최초의 경선인 네바다주 민주당 코커스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누르고 승리, 치열한 선두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오바마,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는 힐러리 의원이 각각 승리해 1승 1패씩을 주고 받은 가운데 치러진 네바다주 코커스에서 두 경쟁자는 막판까지 박빙의 접전을 거듭했으나 힐러리가 약 51%의 득표율로 오바마(45%)를 6%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연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한 자릿수의 저조한 지지율로 3위에 그쳤다.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변화를 내세운 오바마에 밀려 패배한 힐러리는 뉴햄프셔에서 눈물로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 오바마 바람을 저지하고 승리한데 이어 네바다에서도 연거푸 이김으로써 다음달 5일 '슈퍼 화요일' 결전을 앞두고 일단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화당 코커스에서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모르몬교 유권자들의 지지와 경제 이슈 부각에 힘입어 2위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큰 차이로 누르고 승리, 지난 15일 미시간주 경선에 이어 역시 연승을 기록했다.

힐러리는 네바다 코커스에서도 6만여명에 달하는 요식업노조가 변화를 주창하는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고, 예년과 달리 대형 카지노장에서 당원대회가 허용되는 등 쉽지 않은 여건에서 투표를 치렀으나 박빙의 리드를 막판까지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힐러리는 경제문제가 최대 선거 쟁점으로 부각한 가운데 조지 부시 대통령의 긴급 경기부양책을 집중 비판하고, 자신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경험있는 후보임을 부각시켜 승리를 낚았다.

네바다 민주당 코커스는 4년전만 해도 참가자가 9천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힐러리와 오바마간 치열한 경합으로 최대 1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성황리에 치러졌다.

오바마도 부시의 경제정책을 집중 공격하며, 미국의 기정 정치를 변화시키겠다고 역설했으나 뉴햄프셔에 이어 네바다에서도 힐러리의 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힐러리와 오바마는 26일 남부지역 최초의 경선인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격돌, 20여개 주가 한꺼번에 경선을 치르는 2월 5일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다시 한 번 표심을 가늠한다.

롬니는 유력 공화당 대권 주자들이 같은 날 치러진 사우스 캐롤라이나 경선에 몰두하느라 네바다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상황에서 53%의 높은 지지율로 2위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13%)을 큰 격차로 누르고 압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바다주 코커스에서는 경제난과 불법이민 문제가 최대 이슈로 등장해 경제경험이 많은 롬니가 많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네바다에는 롬니와 같은 모르몬 교도가 많아, 전체 투표자의 20% 가량에 달하는 모르몬교 유권자들이 롬니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롬니는 29일 프라이머리가 열리는 플로리다로 이동하던 중 발표한 성명에서 "네바다 유권자들이 변화 욕구를 표를 통해 표출했다"며 "일자리를 많이 창출한 풍부한 경제경험을 살려 워싱턴 정치의 변화를 이룩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롬니는 전력 투구했던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와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잇따라 패배했고, 비록 미시간과 네바다주 경선에서 연승했으나 큰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어서 아직 뚜렷한 선두로 나서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라스베이거스<美 네바다州>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