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백인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오바마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온라인 여론조사 전문 매체인 라스무센 리포트가 1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는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66%의 지지도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유권자들의 힐러리에 대한 지지도는 16%에 그쳤다.

당초 힐러리는 '흑인 대통령'으로 불리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후광으로 흑인 지도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면서 흑인 지지도에서도 오바마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그렇지만 최근 힐러리의 흑인 비하 발언 논란이 일면서 흑인 지지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힐러리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직전 "흑인 민권 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인권운동에 헌신했지만 1964년 인권법을 만든 사람은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었다"고 한 발언을 물고 늘어지며 "이 발언은 킹 목사가 변화를 실행할 수 없었고 백인인 존슨 전 대통령이 실질적 변화를 이룩했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으로 흑인을 비하한 것"이라고 공격해 왔다.

이 논란으로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이 출렁거린 것으로 보이지만 이날 현재 전국 지지율에선 여전히 힐러리가 38%로 오바마(34%)를 근소하게나마 앞서나가고 있다. 힐러리는 백인 유권자들부터 41%의 지지를 받아 27%의 지지를 받은 오바마를 앞질렀다. 그렇지만 오는 19일 실시되는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 지지율은 오바마(32%)가 힐러리(30%)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는 26일 실시될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도 오바마(42%)가 힐러리(30%)를 앞선 상태다. 힐러리는 29일 예정된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에서 48%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오바마(24%)를 따돌려 둘 간의 접전은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한 매케인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매케인은 19일 실시될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27%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29일 예정된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에서도 19%의 지지율로 역시 1위에 올라 있다. 15일 실시되는 미시간 프라이머리에서는 25%로 미트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26%)와 선두를 다투고 있다.

매케인은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힐러리와 맞대결할 경우의 지지율 조사에서도 49%의 지지율로 38%에 그친 힐러리를 여유 있게 앞섰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