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등 5개국이 접해있는 카스피해.한반도의 1.8배 정도인 바다 같은 호수에 1990년대 말 세계 최대 규모인 카샤간유전이 발견되면서 미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열강의 관심이 중동에서 이곳으로 옮겨 왔다.

이 지역의 석유 추정 매장량은 조사 기관마다,또 조사 시점마다 2000억배럴에서 2700억배럴까지 큰 차이를 보인다.

전 세계 매장량의 5%를 웃돌 것이라는 게 일반론이다.

여기다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1위다.

이 지역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이 지난해 5월 1770km에 달하는 BTC라인(아제르바이잔 바쿠~그루지야 트빌리시~터키 제이한)을 개통하면서 열강 간 에너지 확보 경쟁이 파이프라인 전쟁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러시아 영토를 지나지 않고 서방 세계로 원유 수송이 가능한 첫 파이프라인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BTC라인이 지나는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 터키 3국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이에 카스피해를 앞마당으로 생각해온 러시아는 기존의 CPC라인(카자흐스탄 최대 유전지대인 아티라우~러시아 흑해 연안 노보로시스크,1560km)의 확장작업에 돌입했다.

동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 5월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카스피해 연안 가스관 건설 합의도 이끌어냈다.

여기다 카자흐스탄 동쪽으로 국경을 맞댄 중국은 2년 전 두산쯔와 카자흐스탄 아타수를 연결하는 1000km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개통시켰다.

인도도 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을 연결하는 1600km 파이프라인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카스피해와 중앙아시아 대륙을 둘러싼 열강 간의 자원 확보 전쟁이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최대 '그레이트 게임'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오일밸브가 핵탄두의 역할을 대신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