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 제한적" 낙관론 여전

서브프라임 파장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얼마나 강한 충격을 줄지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의 시각이 분분하지만 우려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노던 트러스트의 폴 카즈리엘 이코노미스트는 "신용시장 혼란,증시 변동성,주택 침체는 모두 연관돼 있다"며 "그 결말은 미국 경제를 주도하는 민간 소비의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이미 주택 가격 하락을 실감하고 있다"며 "신용 혼란으로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사라질 경우 고통은 배가하고 증시는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로더의 조나단 애스퀴스 매니저도 "서브프라임 위기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며 "신용경색 우려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높은 등급의 우량 채권마저 유동성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택 경기 침체도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모기지 대출업체인 패니 매의 다니엘 머드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하반기까지도 주택 경기의 바닥을 확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재의 신용 붕괴현상이 주택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질문은 가능하면 하강 속도를 완만하게 하기 위해 뭘 할 수 있느냐이며 그 답은 유동성 (공급)"이라고 밝혔다.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낙관론도 여전하다.

UBS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의 파장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커지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거시 경제나 기업들의 펀더멘탈이 건전하다고 강조한다"며 "신용 혼란의 위험이 전반적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인사이트는 "등급에 상관없이 대출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금융시장의 침체가 지속될 수 있지만 ECB가 이날 유동성을 지원했고,FRB도 조만간 단기 유동성을 추가 지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터 후퍼 도이치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대출 감소현상은 주로 신용 위험이 있는 대출자들에게 제한적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라이트슨 어소시에이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우 크랜달은 "대출업체들은 최근 신용이 불확실한 사람들을 피해왔기 때문에 서브프라임 문제를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 참여자들이 어디서 손실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대출하기를 꺼리는 것"이라며 "더 복합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일부 이머징마켓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리델리서치그룹의 데이비드 리델 회장은 "최근 수년 동안 글로벌 유동성이 너무 풍부했기 때문에 이머징마켓 자산 가격은 높은 수준으로 올라 버려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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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sub prime mortgage)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이다.

대출 기간은 일반적으로 10년 이상이며 변동금리 방식이다.

미국 내 전체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의 5% 정도(지난해 기준 약 4000억달러)를 차지한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프라임과 저소득층이 많이 이용하는 서브프라임,그 중간 단계인 알트A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