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과 관련, 현지 탈레반에게 몸값의 일부가 25일 밤에 지불됐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아프간 가즈니주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 이같이 전하고 탈레반측이 그 대가로 한국인 인질 8명의 석방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몸값은 25일 오후에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이 돈을 받기 위한 장소로 향하던 탈레반측이 아프간 치안부대의 모습이 보이자 태도를 돌변, 몸값과 인질 석방을 거부했다.

이후 아프간 정부측과 탈레반측이 협상을 계속한 결과 이날 밤에야 몸값을 일부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약속한 대금 가운데 나머지는 인질 교환시에 지불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질 석방을 조건으로 약속한 금액과 출처 등에 대해서 이 소식통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탈레반은 생존한 22명의 인질을 3곳의 건물에 분산해 감금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여성 7명과 남성 1명을 관리하는 그룹이 몸값을 받는 대신 인질들을 풀어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즈니주를 총괄하는 탈레반의 현지 사령관은 아사히신문에 "협상 시한(한국 시간 27일 오후 4시 30분)에 관계없이 매일 1명의 인질을 살해하겠다. 정부가 우리 요원의 석방에 응하겠다고 말해 놓고도 성의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몸값을 받은 곳과 다른 그룹은 한국인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수감중인 탈레반 병사의 석방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현지 마을 원로와 종교 지도자를 중개역으로 해서 진행되고 있는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