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상원의원을 뽑는 선거가 폭력사태로 얼룩졌다.

이집트 나일TV는 11일 나일델타 지역의 샤르키야에서 여당인 국민민주당(NDP) 후보 지지자와 무소속 후보 지지자가 충돌해 1명이 죽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투표소 밖에서 시작된 양측 지지자 간 충돌이 총격전으로 비화했다면서 사망자는 무소속 후보 지지자라고 말했다.

한편 상원의원 264명 가운데 3분의 1인 88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NDP 후보 109명과 최대 야권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의 후보 19명 등 약 600명이 출마했다.

11개 선거구에서는 NDP가 단독으로 후보를 내 당선이 확정됐고 나머지 77석의 주인이 투표로 가려지게 된다.

경찰은 무슬림형제단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기자지역의 한 투표소를 봉쇄하는 등 여당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은 종교 정당을 불법으로 규정한 개정 헌법에 근거해 무슬림형제단 후보들의 자격을 박탈할 것을 요구하는 소청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기했지만 최고행정법원은 10일 이를 각하했다.

'슈라(자문) 위원회'로 불리는 이집트 상원(임기 6년)은 대통령과 의회(하원)의 자문역을 수행한다.

이집트 헌법은 상ㆍ하원 의석을 각 3% 이상 점유한 정당에 한해 대선 후보 공천권을 인정하고 있어 정당으로의 변신을 모색 중인 무슬림형제단이 차기 대선에서 후보를 내려면 최소 8석의 상원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현 집권세력은 지난 3월 개정된 헌법을 근거로 무슬림형제단 후보와 지지자들에 대한 탄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개정 헌법은 종교적 색채를 띠는 정당 설립을 불허하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종교를 표방하는 구호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이슬람이 해결책"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선거운동을 펼쳤다.

지난 2005년 5선 연임에 성공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임기는 2011년 끝나지만 차남인 가말 무바라크 NDP 사무차장 겸 정책위원장에게 대권을 물려주기 위해 중도 사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