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18일 각료급 자리를 전 정부의 절반인 15명으로 줄이고 그 중 절반을 여성 인사로 채운 1기 내각을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는 개혁과 좌우 통합,양성 평등 정치를 펴겠다는 사르코지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됐다.

장관급을 반으로 줄인 것은 비대해진 정부를 슬림화해 효율성을 높이기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내각 인사중 주목을 끄는 인물은 외무장관에 임명된 사회당 베르나르 쿠슈네르다. 쿠슈네르는 '국경없는 의사회'의 창설자로 유명한 인도주의 활동가다.

좌파를 아우르기 위한 인사로 일각에선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찬성하는 등 쿠슈네르의 친미적 노선이 사르코지 입장과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중도 정당 프랑스민주동맹(UDF) 소속의 에르베 모랭도 국방장관으로 중용했다.

경제 분야에서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사르코지의 의중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노동 및 교육 개혁을 밀어붙인 경험이 있는 프랑수아 피용을 총리로 임명한 데 이어 지난 정부에서 고용정책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장 루이 보를루를 경제· 재무·고용 장관으로 중용한 것은 실업률 감소 정책과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려는 새 정부의 방향을 짐작케 한다.

이 밖에 노동장관직을 측근 중 한 사람인 크사비에 베르트랑 전 보건장관,예산담당 장관에는 에릭 뵈르트가 기용됐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15개 자리 중 7명을 여성 인사로 채워 약속대로 성 평등 내각도 실현했다.

미셸 알리오 마리 전 국방장관(60)을 내무장관으로 중용했고 북아프리카계 여성 변호사인 라시다 다티는 법무장관으로 임명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