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를 마침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지만 정작 미 재계가 그 혜택을 보려면 오랜 시간을 더 기다려야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9일(이하 현지시각) 내다봤다.

미 의회 통상정책 전문위원을 지낸 인사는 "미국과 중국이 지재권 문제로 지난 20여년 티격태격했다"면서 이것이 "앞으로도 그만큼 더 연장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가 10일 중국의 지재권 위반과 관련해 2건을 WTO에 제소키로 했다고 밝힌데 대해 WTO 차원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는데만도 12-18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제소에서 이기더라도 중국이 발효를 몇년 더 지연시킬 수 있는 절차들도 존재하는 점을 상기시켰다.

미 재계를 대표하는 전미제조업협회(NAM)의 프랭크 바고 부회장도 "제소 처리가 시간을 요한다는 점을 안다"면서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제재에 착수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의외로 빨리 시정 조치를 취할 지 모른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워싱턴 소재 법률회사인 윌머해일 소속 통상전문 변호사는 미국의 제소를 계기로 "양측이 서로 바라는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미음반산업협회(RIAA)의 닐 터커비츠 수석부회장도 "중국이 지재권 침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으로 낙관한다"면서 그 경우 "현재 85-90%에 달하는 중국의 음반 불법 복제율이 몇달 안에 50%로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영화.음반업계는 중국의 지재권 위반으로 인해 입은 피해가 지난 2005년 기준으로 23억달러 가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