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주(州) 마이애미에서는 성범죄를 저지르고 가석방으로 풀려난 성범죄 전과자들이 빡빡한 주머니 사정과 주거 제한 관련 규제에 묶여 '터전'을 마련하지 못하고 교량 밑에 노숙하는 등 비참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범죄 전과자가 거리를 활보하며 제2, 제3의 성범죄를 저지르는 한국의 현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6일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마이애미 시(市)와 인근 마이애미비치 시를 연결하는 고속화도로 '줄리아 터틀 코즈웨이'의 교량 구간 밑에 여러 명의 성범죄 전과자가 노숙, 고속화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시끄러운 소음, 몰려드는 쥐떼와 싸우며 생활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 교정당국은 이 교량 밑에 노숙하는 성범죄 전과자가 3명이라고 파악하고 있으나 한 전과자는 5명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실제 얼마나 많은 성범죄 전과자가 교량 밑 노숙생활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

마이애미ㆍ데이드 카운티의 관련 법규에 따르면 성범죄 전과자는 어린이가 모이는 장소로부터 반경 700m 이내에는 거주할 수 없는데 전과자들은 설사 주머니 사정에 맞는 집을 찾더라도 이 '엄격한' 거주제한 규정에 묶여 살 집을 마련하지 못하고 결국 주 교정당국의 허가 아래 교량 밑 노숙자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플로리다 주 교정국의 그레틀 플레싱어 대변인은 이들이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는 '지정된' 노숙장소에서 가석방 감시관의 점호를 받아야 한다면서 대부분의 노숙자 보호시설도 성범죄 전과자라는 이유로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플레싱어 대변인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이들은 마이애미 시내의 한 교량 밑에서 노숙생활을 했으나 탁아시설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이유 때문에 그 곳에서 쫓겨나 줄리아 터틀 코즈웨이 교량 밑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소개했다.

한편 몇몇 전과자는 자신이 형기를 모두 마쳤는데도 이처럼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불공정하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는 게 플레싱어 대변인의 설명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