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자랑하는 미국의 명문 존스홉킨스대학 병원이 최고 1만7000달러(약 1600만원)짜리 건강 검진 서비스를 일본에 선보였다. 존스홉킨스대 병원은 도쿄 시내와 후지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리츠칼튼 호텔에서 3일간 묵으면서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호화 건강상품이다.

존스홉킨스대 병원은 도쿄 미드타운(Midtown) 내에 개설한 '도쿄 미드타운 메디컬 센터'를 통해 이달 초부터 최첨단 의료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일본 의사들은 비디오 화상을 연결해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홉킨스대 병원 의료진의 자문을 받아 환자들을 진찰한다. 환자들은 즉석에서 미국 의사들로부터 진료법 등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병원은 일급 호텔 수준으로 꾸며져 있으며 영어와 일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직원은 물론 영양사 미용사 등이 상주해 환자들을 돌봐준다.

서비스 요금은 잠깐 들러 간단하게 문의를 할 수 있는 64만원짜리부터 사흘간 250가지 질환을 체크하는 1600만원짜리까지 다양하다.

일본 내 일반 병원 건강 검진 비용 20만~40만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싸다.

'유에스 뉴스 & 월드 리포트'지 평가에서 16년째 미국 내 종합병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명성이 높은 존스홉킨스대 병원이 일본에 진출한 것은 부유층이 많아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공적 의료 서비스 중심 체제여서 검진을 받으려면 몇 달 전에 예약이 필요해 부유층의 불만이 많았다.

도쿄 메디컬 센터가 들어선 미드타운은 3월 말 완공된 초대형 주상복합시설로 외국인과 젊은 부유층이 많아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도쿄의과대학의 가와부치 고이치 교수는 "일본에는 백만장자만 140만명에 달할 정도로 고소득층이 많다"며 "부자들은 이코노미 클래스 수준인 공적 의료 서비스 대신 비즈니스 클래스급 고급 의료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 투자자인 리조트 트러스트의 이토 가츠야사 사장은 "돈 많은 은퇴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커져 의료시장은 일본에서 성장하는 비즈니스"라며 신규 사업의 성공을 자신했다.

한국에선 아직 이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삼성의료원과 서울대학병원이 해외 유수대학 병원과 검진 관련 제휴를 검토했었다. 그러나 검진 비용이 비싸고 시간대가 달라 환자들의 불편이 예상되는 데다 한국의 의료 서비스도 상당 수준에 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한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일본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부유층을 위해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