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선박.열차 운항 중단 속 라이스 방독일정 단축

북서유럽 전역에 18일 강력한 폭풍우가 몰아쳐 최소한 1명이 사망했으며, 화물선이 난파하고 항공과 선박, 열차편 운항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유럽 순방에 나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독일 방문 일정을 단축하는 등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시릴'(Cyril)로 명명된 이번 폭풍우는 아일랜드와 영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등에서 최대 시속 130-140㎞에 달하는 허리케인급으로 예보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을 마친 후 날씨가 더 나빠지기 전에 영국으로 향하기 위해 독일 TV와의 인터뷰를 취소하는 등 독일 방문 일정을 단축해야만 했다.

영국 중부 브리지노스에선 54세 남성이 돌풍에 부러진 나무가 차를 덮치면서 사망했다.

또 영국 남서부 리자드 포인트 해안에서 남동쪽으로 45 마일 떨어진 해상에 MSC 나폴리란 이름의 화물선 한 척이 갑자기 동력을 잃고 난파함에 따라 선원 26명을 구조하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의 헬기 4대가 급파됐다.

영국 히드로 공항에선 항공기 123편의 운항이 취소된 것을 비롯해 프랑크푸르트, 뮌헨, 암스테르담, 빈 등 유럽의 주요 공항들에서 항공편 취소 또는 지연 사태가 잇따랐다.

독일과 영국 등지에서 열차들 역시 돌풍에 뽑힌 나무 등과 부딪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속도를 제한함에 따라 지연 운영되고 있다.

또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는 페리 운항 역시 취소됐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풍우가 18일 날이 저물면서 더 심해질 것으로 예보하고 있어 더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네덜란드 왕립 기상서비스는 "최근 수년간 이같은 폭풍우를 맞이한 적이 없다"면서 시민들에게 기상정보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독일 기상학자들도 4-5년만에 독일을 강타하는 최악의 폭풍우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시민들에게 외출을 삼갈 것을 당부했다.

유럽 전역에서 올 겨울 날씨가 이상 난동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 북부 지역에선 지난 11일과 14일에도 폭풍우가 몰아쳐 9명과 3명이 각각 사망하는 등 기상 이변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