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중부 센트럴자바주(州)의 인구 밀집지역에 27일 새벽(현지시간) 리히터 규모 6.2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 최소 3천여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부상했으며 20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대참사를 당했다.

이날 지진은 또 수주째 검은 재구름을 내뿜고 있는 인근의 메라피 화산 활동을 강화시킨 것으로 관측돼 또다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으며, 이번 지진은 지난 2004년 쓰나미 대재앙 이후 최악의 피해로 기록됐다.


이날 지진은 주민 대다수가 잠든 시각인 오전 5시 54분께 센트럴자바주의 고대 수도이자 대표적 관광지인 족자카르타에서 남서쪽으로 25㎞,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250마일(417㎞)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으며 진앙지는 지표면에서 10㎞ 아래였다고 미국 지질조사국이 밝혔다.

이날 지진으로 인근에 위치한 활화산 메라피산의 활동이 강화됐으며, 한 지질학자는 이 화산이 대규모 용암을 분출한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지진 발생후 쓰나미가 닥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주민들이 한꺼번에 차량과 오토바이를 타고 긴급 대피하는 대혼란이 이어졌다. 일본 기상청은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지인 족자카르타와 인근 마을들의 집들이 무너져 내려 폐허를 방불케하고 있으며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와 함께 정신적 충격을 입은 주민들이 거리를 헤매는 모습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주요 도로와 교량 곳곳이 붕괴됐고, 병원에는 부상자를 실은 택시와 픽업차량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교통은 전면 마비됐다.

남아있는 건물이 없이 완전 초토화되다시피한 반툴 지역의 경우 구조대원들이 시신들을 계속 발굴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대형 무덤들을 파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날 오후 현재 최소한 3천6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적십자사측은 3천400여명의 부상자와 2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무너진 건물아래 상당수가 매몰돼있어 사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더욱 우려스런 것은 이번 지진이 인근 메라피 화산의 대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높다는데 있다고 CNN과 폭스뉴스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인도네시아 화산 500개중 가장 강력한 높이 2천914m 의 메라피 화산은 지진피해 지역에서 불과 30Km 떨어져 있어 실제 폭발로 이어질 경우 엄청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화산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화산 대폭발로 이어져 큰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라피 화산은 지난 1930년에도 폭발해 1천370명이 사망했다.

앞서 엘신타 방송은 족자카르타시 반툴과 쿨론프로고 지역에서 가옥 수백채가 일부 또는 전파됐다고 전했으며, 현지 TV방송은 무너진 빌딩과 호텔, 시청사의 모습을 방영했다.
족자카르타 공항은 활주로에 균열이 생겨 적어도 28일까지 폐쇄될 예정이며 시내의 전기.통신도 부분적으로 두절된 상태다.

길거리에서 음식을 파는 70세 노인은 사망한 부인옆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내 아내와 아이들을 구조하려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고, 집도 곧바로 무너져 내렸다"면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넘쳐나는 시신과 부상자들 수에 비해 의료진 수가 터없이 모자라 발을 동동 굴렸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재민 대피 지원에 군을 투입하도록 지시하고 이날 오후 자바섬에 각료들과 함께 도착, 이재민들과 유가족들을 만나 "쓰나미는 걱정하지 말라"며 위로하고 신속한 지원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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