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서 발생한 연구결과 조작 사건이 `중국판 황우석 사건'으로 불리고 있지만 분석가들은 이 일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가 기술 개발을 독려하며 성과에 대해서는 엄청난 혜택을 주고 있지만 부정 행위를 했을 때 발각될 확률이 낮다는 중국 학계의 특성이 이런 사건의 배경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베이징 소재 한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는 기술 전문가는 상해교통대학 미전자학원(微電子學院) 원장이던 천진(陳進) 교수가 파면된 것과 관련해 "어떻게 그것을 개발했는가 하는 과정에 대해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15일 꼬집었다.

천 교수는 고성능 디지털 신호처리(DSP)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지만 정부의 조사 결과 그의 연구 결과는 조작된 것이었다.

일본 유엔대학에서 박사후과정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판페이레이는 "학자들은 이전에 오랜 기간에 걸쳐 자신의 연구 성과를 인증받아 왔지만 이제는 결과를 빨리 내놓으라는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어 문제 등으로 인해 중국 안에서든 세계적으로든 중국인들의 연구 성과를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지 못해왔던 점도 이런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천 교수 사태 이외에도 최근 중국에서는 칭화대와 톈진외국어학원 등 2곳에서 각각 연구결과 조작과 표절 문제가 불거졌다.

한 중국 네티즌은 "서구 국가 수준의 기술을 갖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기술 확보에 대한 지나친 조급성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반도체 제조업체 항저우 궈신의 한 관계자는 천 교수의 연구성과 조작이 "전체 반도체업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 AFP=연합뉴스)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