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은 1일 워싱턴에서 외무 및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보장협의회를 열어 주일 미군기지 재편안에 합의했다.

양국은 오키나와현 후텐마비행장을 이전하고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를 2014년까지 괌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또 양국 사령부 간 연대를 통해 미군과 일본 자위대 간 '일체화'를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재편은 두 나라 관계가 수평적 군사 동맹으로 발전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방위청 장관은 "이번 합의로 미국과 일본 군사동맹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게 됐다"고 평가했다.

일본 최남단에 위치한 오키나와현은 주일 미군 기지의 75%가 몰려 있는 군사 지역.미국은 오키나와현을 직접 관할하다가 1972년 일본에 반환해 전쟁의 상처가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곳이다.

특히 시내에 위치한 후텐마비행장은 소음과 잇따른 비행 사고로 주민들의 원성을 사왔다.

양국이 후텐마비행장을 옮기고 해병대 병력 8000명과 가족 등 1만7000명을 괌으로 이전키로 합의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미·일 간 군사적 융합이 구체화된 것도 이번 재편안의 특징이다.

주일 미군 재편은 전후 세 번째로 개편 때마다 양국의 군사 일체화가 공고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합의로 수도권 가나가와현 소재 캠프자마에 미국 육군과 일본 육상자위대 사령부가 함께 들어서게 된다.

미국 본토에 있던 육군 제1군단사령부가 통합거점사령부(UEX)로 개편돼 설치된다.

이 사령부는 한반도 유사시 투입될 실전 부대를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지 재편안은 합의됐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합의문에는 해병대 괌 이전 비용 102억달러 중 일본이 60억9000만달러를 부담한다는 내용만 명시됐다.

다른 경비에 대해서는 "시설 정비에 필요한 건설비와 기타 비용은 일본 정부가 부담한다"고만 밝혔다.

이는 총 300억달러에 이르는 재편 비용 중 일본이 260억달러를 부담할 것이라는 미국측 발표로 일본 내 반발 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해병대의 괌 이전 비용을 지원하려면 새로운 입법이 필요하다.

현행법상 국고 지원은 일본 국내만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

입법 과정에서 야당은 물론 국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