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에 대한 경영참여를 선언한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미국 미디어그룹 타임워너에 기업 분할 및 자사주 매입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타임워너 지분 3%를 보유하고 있는 아이칸은 타임워너에 AOL, 엔터테인먼트, 출판, 케이블 등 4개 회사로 분할할 것과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는 350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아이칸은 보고서에서 "기업 분할 계획이 실행되면 현재 주당 18.50달러에 불과한 타임워너의 주식 가치는 주당 23.30~26.57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칸측 투자자문을 맡고 있는 라자드 은행의 최고경영자(CEO)인 브루스 와서스타인은 "지금까지 AOL이 수행한 거의 모든 전략적 결정은 잘못됐다"며 현 타임워너 경영진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현재 사업 구도를 유지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이칸은 "위대한 미디어 기업은 비전을 제시할 강력한 리더들을 필요로 한다"며 "이르면 내주에 새로운 이사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딕 파슨스 타임워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이칸-라자드의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해 보겠다"면서 "그러나 주가 부분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수행해온 전략은 탁월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타임워너는 전날 출판사업부를 프랑스 미디어그룹인 라가르데르(Lagardere)에 5억3천750만달러에 매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아이칸의 공개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타임워너 주가는 1% 하락하는 데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